客路春風發興狂每逢佳處卽傾觴還家莫愧黃金盡剩得新詩滿錦囊. 여로에 봄바람 만나니 미친듯이 흥이 절로 나서 좋은 경치 만날 때마다 술잔을 기울였네. 집에가서 황금 다 떨어졌다고 부끄러워 말자. 금낭 가득 새로운 시 넉넉히 얻었으니...
野幕蔽瓊筵羌戎賀勞旋醉和金甲舞雷鼓動山川. 들판 막사엔 아름다운 잔치로 뒤덮이고 서녘 오랑캐들도 승리하고 돌아옴을 축하한다. 취하여 금갑무로 춤추며 잔치하니 우뢰같은 북소리 산천을 울린다.
東嶽絶殊異紫崿疊靑㟽雕鍥入纖微神匠洩機巧仙賞委瀛壖幽姿獨窈窕惜無棲隱客瀟洒脫塵表. 동악은 여느산과 너무도 달라 붉은 벼랑 푸른 봉 겹쌓였다네. 새기고 깎은 공이 극히 섬세해 조물주 묘한솜씨 드러냈다네. 선경의 구경거리 해변에 있어 맑은 자태 유달리 아름다운데 깨끗하게 속세를 활짝 벗어나 은거하는 객 없어 애석하여라.
滿樹春紅泣露華映門垂柳欲藏鴉作詩亦是妨眞興閑看東風掃落花. 나무에 가득한 붉은꽃 이슬의 화려함에 울고, 문에 드리운 버들빛은 까마귀를 숨기려 한다. 시를 짓는 것 역시 참된 흥취에 방해가 되어 한가하게 봄 바람에 쓸려가는 떨어진 꽃잎을 본다.
何恨三逕荒庭前有時菊遊人携酒來不必悲孤獨. 어찌 삼경이 황폐해졌다고 한탄하랴. 뜰앞에 국화가 피어 있을때 방랑자는 술을 가지고 오네. 고독이 반드시 슬픈것만은 아니다...
寵利毋居人前德業毋落人後受享毋踰分外修爲毋減分中.은총과 이익되는 일에는 남보다 앞서지 말 것이며, 덕업을 쌓는 일에는 남보다 뒤지지 마라. 남으로부터 받는 일에는 분수를 넘어선 안되고 남을 위해 닦고 행하는 일에는 분수를 줄여서는 안된다.
載酒東郊欲暮秋菊花叢畔送君游一聲鴈度靑天外千里人歸碧海陬鶴髮慈親曾斷織綉衣使者正停輈遙知州郡爭奔走獻壽堂前喜氣浮. 술싣고 동교에 나오니 때는 늦가을 국화 포기 옆에서 그대를 보내옵네. 외마디 울음으로 기러기는 하늘 밖을 건너는데 천 리 길에 사람은 푸른 바닷가로 돌아가누나. 백발 어머님은 일찍 짜던 베를 끊으셨지 수의 사자가 방금 수레를 멈추었네. 여러 고을 수령들 다투어 이바지하니 헌수당 즐거운 잔칠 멀리 보는 듯하여라 .
盧家少婦鬱金香海燕雙棲玳瑁梁九月寒砧催木葉十年征戍憶遼陽白狼河北音書斷丹鳳城南秋夜長誰爲含愁獨不見更敎明月照流黃. 노씨네 젊은 부인 울금향 규방에서 색색깔 대모 기둥 위에 한쌍의 바다제비처럼 살았었다. 구월 차가운 다듬이질 소리 낙엽을 재촉하고 십년 군대 생활에 요양 땅 생각한다. 백랑하 북쪽에서는 편지도 끊어지고 단봉성 남쪽엔 가을밤이 길기도하다. 누가 근심 때문에 혼자 못 본다고 했나. 더욱이 밝은 달에게 유황을 비추게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