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家少婦鬱金香海燕雙棲玳瑁梁九月寒砧催木葉十年征戍憶遼陽白狼河北音書斷丹鳳城南秋夜長誰爲含愁獨不見更敎明月照流黃. 노씨네 젊은 부인 울금향 규방에서 색색깔 대모 기둥 위에 한쌍의 바다제비처럼 살았었다. 구월 차가운 다듬이질 소리 낙엽을 재촉하고 십년 군대 생활에 요양 땅 생각한다. 백랑하 북쪽에서는 편지도 끊어지고 단봉성 남쪽엔 가을밤이 길기도하다. 누가 근심 때문에 혼자 못 본다고 했나. 더욱이 밝은 달에게 유황을 비추게 하나...
秋風唯苦吟世路少知音窓外三更雨燈前萬里心. 가을바람속에 괴롭게 시만 읊노라. 이 세상에 날 알아주는 이 별로 없고 창문 밖에 내리는 한밤중의 빗소리 듣노라니 등잔앞에서 만리밖 고향으로 달려가는 이 마음.....
何恨三逕荒庭前有時菊遊人携酒來不必悲孤獨. 어찌 삼경이 황폐해졌다고 한탄하랴. 뜰앞에 국화가 피어 있을때 방랑자는 술을 가지고 오네. 고독이 반드시 슬픈것만은 아니다...
喜怒哀樂之未發謂之中發而皆中節謂之和中也者天下之大本也和也者天下之達道也致中和天地位焉萬物育焉. 희노애락이 아직 발현되지 않은 상태를 중中이라 일컫고, 그것이 발현되어 상황의 절도에 들어맞는 것을 화和라고 일컫는다. 中이라는 것은 천하의 큰 대본이요, 和라는 것은 천하사람들이 달성해야만 할 길이다. 중과 화에 이르게 하면 천지가 자리잡히며 만물이 길러지는 것이다.
載酒東郊欲暮秋菊花叢畔送君游一聲鴈度靑天外千里人歸碧海陬鶴髮慈親曾斷織綉衣使者正停輈遙知州郡爭奔走獻壽堂前喜氣浮. 술싣고 동교에 나오니 때는 늦가을 국화 포기 옆에서 그대를 보내옵네. 외마디 울음으로 기러기는 하늘 밖을 건너는데 천 리 길에 사람은 푸른 바닷가로 돌아가누나. 백발 어머님은 일찍 짜던 베를 끊으셨지 수의 사자가 방금 수레를 멈추었네. 여러 고을 수령들 다투어 이바지하니 헌수당 즐거운 잔칠 멀리 보는 듯하여라 .
寵利毋居人前德業毋落人後受享毋踰分外修爲毋減分中.은총과 이익되는 일에는 남보다 앞서지 말 것이며, 덕업을 쌓는 일에는 남보다 뒤지지 마라. 남으로부터 받는 일에는 분수를 넘어선 안되고 남을 위해 닦고 행하는 일에는 분수를 줄여서는 안된다.
靜坐南臺上觀空不是空勿拘聲色外寧墮見聞中湛湛秋潭月亭亭雪嶺松玄關搥擊碎方得震禪風. 남대위에 좌정하고서 空(공)이 곧 공 아님을 觀(관)하고 있네. 소리와 빛 밖에 구애되지 말고 차라리 보고 듣는 그 가운데에 떨어지게. 담담하기는 가을 연못에 비친 달과 같고 정정하기는 눈 덮인 고개 소나무와 같구나. 현관을 망치로 쳐부수어야 비로소 선풍을 떨칠 수 있으리...
東嶽絶殊異紫崿疊靑㟽雕鍥入纖微神匠洩機巧仙賞委瀛壖幽姿獨窈窕惜無棲隱客瀟洒脫塵表. 동악은 여느산과 너무도 달라 붉은 벼랑 푸른 봉 겹쌓였다네. 새기고 깎은 공이 극히 섬세해 조물주 묘한솜씨 드러냈다네. 선경의 구경거리 해변에 있어 맑은 자태 유달리 아름다운데 깨끗하게 속세를 활짝 벗어나 은거하는 객 없어 애석하여라.